
‘시카고 타자기’가 첫 방송을 성공리에 마쳤다. 전작 ‘내일 그대와’의 부진을 딛고 ‘도깨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8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 첫 방송된 tvN 새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 연출 김철규)는 전국기준 시청률 2.649%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내일 그대와’의 마지막회가 기록한 시청률 1.822%보다 0.827%p 높은 수치다.
‘시카고 타자기’는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유아인 분)와 그의 이름 뒤에 숨은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 분), 한세주의 열혈 팬에서 안티 팬으로 돌변한 작가 덕후 전설(임수정 분), 그리고 의문의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앤티크 로맨스를 그린다.
‘시카고 타자기’는 미리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흥행 배우 유아인과 1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임수정의 조합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큰 요소였다. 여기에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가 더해졌다. 지난 5일 열린 제작발표회장에서 배우들은 출연 이유에 대해 “각본이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대본이 흥미로운 만큼 ‘시카고 타자기’는 복잡한 코드를 담고 있었다. 임수정 유아인의 코믹 멜로를 근간에 두는 듯 하면서도 의문스러운 고경표의 존재, 곽시양-유아인의 대립구도, 1930년도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모습들은 이 드라마의 장르를 쉬이 예상하기 힘들게 했다.
실제로, 첫 방송은 다채로운 면면들을 그려냈다. 시카고의 한 카페에서 본, 1930년대 경성에서 개인이 제작한 타자기에 한세주(유아인 분)는 마음을 뺏겼다. 타자기를 통해 과거 경성시대 속 문인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전설(임수정 분)은 총만 잡으면 전생이 보였다. 그는 ‘전설의 저격수’로 불리는 독립군이었다.
이처럼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이들의 전생이 하나둘 씩 나타나며 극에 호기심이 더해졌다. 여기에, 현재 시점에서의 유아인과 임수정의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 코드는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신경이 예민한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열렬한 팬이라는 구도와 개성 가득한 배우의 만남은 재미요소가 됐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담아내는 만큼 ‘시카고 타자기’는 결코 쉬운 드라마가 아니었다. 1회의 초반부는 다소 혼란스러운 느낌 또한 났다. 앞서 진수완 작가의 작품 ‘킬미 힐미’도 방송 2주차에서 입소문이 생겨났듯 ‘시카고 타자기’도 같은 노선을 예고하는 듯했다.
다양하고도 쉽지만은 않은 장르에 대한 감독의 해답은 명쾌했다.
앞서 진행된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감독은 “멜로·코믹·시대물·판타지 그 어떤 것으로도 규정짓기 힘든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김 감독은 “특정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다양한 유형의 에피소드들이 뒤섞였다. 초반에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지해진다”고 설명했다.
복합장르를 추구한 작품들이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시카고 타자기’ 측은 이유있는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확신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임수정은 “재미와 멋, 예술적 면모가 넘쳐나는 작품이다. 타임슬립 소재와는 또 다른 차별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유아인은 “비슷한 콘셉트의 작품이 많이 쏟아졌지만 우리 작품은 다른 면모, 다른 뼈와 살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 또한 “스포일러 탓에 말하긴 어렵지만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방송 나가면 그런 우려는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첫 시작은 무사히 끊었다. 감독의 말처럼 이 독특한 드라마가 그려나갈 주법에도 궁금증이 더해진다. ‘확실한 차별성’을 자부할 만큼 범상치 않은, 조금은 어렵게도 느껴지는 ‘시카고 타자기’가 시청자들을 어떻게 매료시킬지 관심사다.
기대작으로 꼽혔던 만큼 대중의 기대도 크다. 명품 배우들이 쉽지 않은 초반부를 안방극장에 무사히 소개했다. 제 2의 ‘안투라지’가 될까, 아니면 tvN ‘도깨비’의 아성과 함께 진수완 작가의 명작들을 뛰어넘는 수작(手作)이 될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앞으로의 방송에 모든 향방이 달렸다.
‘시카고 타자기’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