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이외수가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가난해 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저버리고 싶던 대학생 시절, 버팀목이 돼주었던 춘천교대 미술 담당 한진구 교수님을 찾아 나선다.
이외수는 작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지만, 사실 원래 꿈은 ‘작가’가 아니라 ‘화가’였고, 지금까지도 미술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의외의 사실을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외수는 ‘춘천 거지’로 불렸던 대학 시절을 이야기하며, 처절한 가난 속에 대학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던 뼈아픈 가정사를 공개했다. 두 분 다 교사였던, 단란한 부모님 사이에 태어난 그는 2살 때 중금속 중독으로 어머니를 잃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집을 나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는데.
그나마도 어린 시절 기억이라곤 할머니와 이삭을 줍고 젖동냥 다녔던 것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는 이외수. 이후 10살이 되던 해, 집 나갔던 아버지와 8년 만에 재회했지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재혼했던 아버지로 인해 새엄마에게 이외수는 눈엣가시였다고. 설움 속에 유년 시절을 보내고 대학 생활 동안에도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금전적으로 힘겨웠던 학창시절을 보냈다며, ‘춘천 거지’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했다.
500원이었던 하숙집 월세를 밥 먹듯 밀려, 학교 앞 하숙집이란 하숙집은 다 살아봤을 정도로 고달픈 생활을 했던 이외수. 씻지 못했던 것은 물론, 이발할 돈이 없어 머리를 자르지 않은 채 긴 머리를 방치하고 보름씩 굶는 일도 허다했을 정도였다고.

그뿐만 아니라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수업이 끝난 후 몰래 벽을 타고 미술실로 들어가 그림을 그리는 이외수를 위해, 원하는 때에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게 미술실 열쇠를 복사해주면서 모두가 무시하던 그의 열정을 응원해주었던 한진구 교수님.
그러나 교수님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외수는 “생활고 때문에 그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춘문예에 도전, 1972년 강원일보 신인 작가로 등단하며 소설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작가로 전향했으나, 애틋한 사제지간을 유지했던 두 사람은 20년 전 돌연 한진구 교수님이 한국을 떠나면서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이후 치열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다 위암, 남성 유방암 투병까지 하게 되면서 교수님을 찾을 수 없었다는 이외수. 떳떳하게 교수님 앞에 나서기 위해 항상 더 나은 때만을 기다렸지만, 되돌아보니 지금보다 더 나은 때는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교수님을 꼭 만나고 싶은 간절한 심경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