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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소소한 행복 꿈꾸는 열다섯 살 소년

[비즈엔터 이성미 기자]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부모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열다섯 살 소년의 작은 바람을 소개한다.

2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열다섯 살의 병현인 엄마, 아빠를 지키는 일을 일 순위로 꼽는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아빠를 돕는 일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병현이. 바로 고물 수거 일이다. 병현이가 어려서부터 장난감 대신 가지고 논 건, 다름 아닌 고물. 고물 수거를 생계로 하는 아빠가 부지런히 모은 고물이 마당에 쌓여있기 때문인데. 고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허리 한 번 못 펴면서도 웃음이 가득했던 아빠. 그런 아빠를 초등학교 때부터 도와온 병현이다.

밖에서 아빠를 도와 고물을 주울 때면 늘 마음에 걸리는 사람, 바로 엄마. 지적장애에 낙상사고로 허리를 다친 엄마의 건강을 걱정하는 병현인 자그마한 구멍가게 하나가 전부인 시골에서 병원조차 맘 편히 다닐 수 없어 더 애가 탄다. 그런 엄마를 위해 종종 강가에서 메기를 잡는 병현이. 늘 부족한 형편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지만, 엄마, 아빠가 없는 하루하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병현이다.

11년 전,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아빠 영국 씨. 다섯 식구가 냉난방도 안 되는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며 쉴 틈 없이 고물 수거를 해왔다. 아빠가 20년 넘게 고물 수거로 생계를 꾸려온 건 바로 지적장애를 앓는 아내와 둘째 딸의 영향이 컸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조절도 어려운 아내와 딸을 항상 곁에서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쪼들리는 생활비에 아빠는 더 부지런히 길을 헤맨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속이 타는 엄마. 힘들 때일수록 같이 돈이라도 벌면 좋으련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미안함이 크다. 혼자 장 보는 일조차 어렵고, 음식 하나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자식들 손을 빌리는 일들이 많아진 엄마. 가족에게 아내와 엄마 노릇은커녕 짐만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맛있는 밥 한 끼, 그 흔한 나들이 한 번 제대로 해준 적 없어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 아빠는 한숨이 깊어간다.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기숙사에 있는 딸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주말. 아빠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평소 김치찌개가 전부인 밥상이지만, 온 가족이 모이는 날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다. 외식은 언감생심. 치킨 사 먹이는 일조차 부담되는 형편에 늘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는 아빠다. 첫째 딸은 요즘 마음이 무겁다. 내년이면 고3. 진로를 정하고 입시 준비를 해야 할 때지만, 걱정부터 앞선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과 동생들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고 싶은 간절함이 더 먼저기 때문이다. 기숙사 생활로 막냇동생에게만 많은 짐을 지어준 것 같아 돌아가는 마음이 편치 않다. 아빠는 얼마 전부터 남몰래 준비해온 선물이 있다. 남들은 캠핑이며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강원도 시골 마을에 살면서도 정작 한 번도 놀러 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에 세상에 하나뿐인 화로대를 만드는 아빠. 언젠가 가족이 찬란한 행복을 마주하기를 꿈꿔본다.

이성미 기자 smlee@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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